용평 하계학술회의를 마치고... 최영종(연구이사)
한국국제정치학회는 하계학술회의를 6월 7-8일, 양일에 걸쳐 자연의 고장 용평에서 개최하였다.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분투를 하고 있는 평창에 대해 우리 학회가 성원을 보낸다는 의미에서 갖게 된 용평 회의는 무려 250여명에 가까운 회원들과 가족들이 참가해서 커다란 성황을 이루었다. “지방화 시대의 국제정치”란 타이틀을 걸고 지역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시대에 국제정치란 과연 무슨 의미를 가질까? 하는 문제의식으로부터 출발한 이번 회의는 올림픽과 국제평화, 지역발전과 규제완화, 반부패와 인권의 국제정치경제, 한일 국교정상화의 국제정치, 유럽연합(EU)과 전쟁, 정치외교학분야 용어 표준화 사업 라운드 테이블, 정보환경 변화와 정보정책의 방향, 탈냉전기 신안보환경과 주요국 정보기관들의 변화,국제금융의 정치경제, 지방정부와 입지정책, 국제정치와 비교정치 라운드 테이블, 아베 일본의 국가진로와 한일관계, 21세기 러시아 국내정치, 여성과 복지ㆍ정책ㆍ인권 그리고 지구화, 유럽정치 정체성의 모색, 동북아 국제관계의 새로운 전개, 국제정치와 국내정치, 대학원생 패널등 다양한 주제를 심도 있게 다루는 기회를 가졌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국제정치와 비교정치의 경계가 무너져 가고 있는 현실이 과연 각기 국제정치와 비교정치 영역의 위기를 의미하는가 아니면 새로운 이론적 도약을 위한 기회인가 하는 이슈에 대한 라운드테이블 토론이었다. 막 학위를 마치고 돌아온 배병인 박사(서울대)가 발제를 하고, 학계에서 활발한 연구 활동을 벌이고 있는 중견학자 4명이 토론에 참가한 이 토론은 그 열기나 수준면에서 가히 압권이었다. 앞으로 우리 학회도 의미 있는 회의를 인터넷으로 생중계하는 것을 적극 고려할 필요성을 느낄 정도였다.
이번 회의가 특히 의미 있었던 것은 3개의 대학원생 패널에서 9개의 논문이 발표되었다는 점이다. 차세대 학자 육성은 하용출 회장님이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업으로서, 참가 학생들 모두가 이구동성으로 매우 유익했고, 앞으로 더욱 확대되었으면 하는 반응이었다. 더구나 침체를 거듭해 온 회의장이 북적거리고, 활기도 더 띠게 되는 부수효과도 있었다. 올해부터 정례화할 대학원생 논문공모전까지 고려하면, 한국국제정치학회가 차세대 학자 육성이란 책무를 제대로 인식하고, 충실하게 수행한 것으로 자부할 수 있을 것이다.
처음 방문한 용평은 자연 그 자체였다. 신선한 공기와 숲, 그리고 물은 세미나에도 휴식에도, 그리고 가장 중요한 가무음곡에도 최적이었다. 앞으로 우리 학회도 일년에 한번 3-4일 정도로 좋은 휴양지에서 모든 회원들이 모여서 세미나와 강연을 물론이고 사교를 함께 할 수 있는 형식으로 바꾸는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해봤다. 집에 갈 걱정 없는 잔치는 너무나 편안했고, 집중도 잘 되어서 흥이 극대화 되는 느낌이었다.
첫날 제공된 통돼지 바베큐와 둘째날 강릉 경포대에서 즐긴 회는 이번 모임을 더욱 잊을 수 없도록 만들었다. 아울러 학회 간사님들의 밝은 마음과 능수능란한 일처리가 인상적이었으며, 회장님 이하 많은 임원들의 수고를 직접 경험함으로써 초보 임원으로서 필자의 그간 무심함이 반성도 되었다. 그리고 학계에 85학번 이후 새로운 세대의 일꾼들이 급부상하고 있는 현실을 목도하고 흐믓함과 두려움을 함께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실체는 아직 분명하지 않지만 상당한 단결력과 지적인 냉철함을 자랑하고 있음은 분명했다. 그들이 바로 우리 학회의 미래일 것으로 생각된다.
아직 학기가 채 끝나지 않은 바쁜 일정 속에서도 용평까지 마다않고 참석해주신 회원여러분들과 회의 관계자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