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의 덫 치매…건망증 심해지면 즉시 진료실 ‘노크’
내달 4일은 대한신경정신의학회가 정한 정신건강의 날이다. 치매는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10명 가운데 1명이 앓고 있는 정신질환이다. 최근 5년새 환자수가 30%의 증가율을 보일 만큼 발생빈도가 높지만, 아직도 치매에 대한 일반의 이해는 충분치 못한 형편. 의사나 연구진들은 치매가 나이들면 어쩔 수 없이 걸리는 '숙명적 노화현상'이 아니라 잘만 관리하면 치료도 가능한 질병이라고 말한다. 정신건강의 날을 맞아 치매의 원인과 치료법을 알아본다.
치매는 라틴어 디멘스(demens)에서 유래된 말로,디(de)는 ‘제거한다’,멘스(mens)는 ‘정신’을 의미한다.말 그대로 ‘정신이 제거된 질병’이다.세계보건기구(WHO)는 뇌의 이상으로 생기는 증후군으로 기억력 사고력 지남력(시간 장소 사람을 인식 식별하는 능력) 계산·언어·판단 능력 등 뇌기능에 다발성 장애를 일으키는 질병으로 분류해 놓고 있다.
현재 국내 환자수는 65세 이상 노인인구의 약 10%로 추정된다.지난 95년 21만여명에서 2000년 27만7000여명으로 늘었으며,2020년에는 62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치매 유발 원인은 무려 80여가지나 된다.발병 유형에 따라 알츠하이머형과 혈관성치매로 크게 나뉜다.
알츠하이머형은 전체 치매환자의 약 50%를 차지한다.알츠하이머형은 기억력 감퇴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초기단계에서는 노인성 건망증과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이나 타우 단백질 같은 이상 단백질이 뇌 속에 쌓이면서 신경세포가 손상을 입어 발병한다.
알츠하이머형 다음으로 환자가 많은 혈관성치매(전체 환자의 30∼40%)는 뇌혈관이 터지거나 막혀 생기는 것으로,반복적인 뇌졸중의 발병으로 생긴다.
이 두가지 외에 뇌속에 물이 고이는 뇌수종,갑상선기능저하증,뇌막염,뇌경막하혈종,약물중독,우울증 등 다른 질병의 합병증으로 나타나는 치매는 10% 정도로 추정된다.
알츠하이머 환자는 증상 발현 후 2∼20년 가량 생존하며,평균 생존기간은 발병후 8년 정도.알츠하이머는 말기까지 신체장애가 거의 없으나,혈관성치매는 운동장애나 신체마비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치매는 대개 65세 이후에 발병하며 고령일수록 발병률이 높다.가족력도 있어 일란성 쌍둥이의 경우 한 쪽이 알츠하이머 환자면 다른 한 쪽도 걸릴 위험성이 40∼50%에 이른다.부모가 모두 알츠하이머에 걸린 경우 자식이 80세까지 알츠하이머에 걸릴 확률은 54%로 부모 중 한 쪽만 환자였을 때보다 1.5배,양쪽 다 정상인 경우의보다 5배나 된다.
성별로는 여성이 남성보다 13% 정도 더 걸린다.또 교통사고 낙상 등으로 인한 심한 머리손상이나 약하지만 반복적인 머리 손상을 입은 경우 알츠하이머형 치매에 걸릴 위험성이 50% 이상 높아진다.우울증을 앓고 있거나 앓은 경우,다운증후군 환자도 발병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주의해야 할 것은 초기에는 기억력 장애만 나타나기 때문에 노인성 건망증과 구분하기가 힘들다는 점.또 치매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가성치매’와의 감별도 필요하다.
치매환자는 대개 자신의 증상을 정확하게 판단하지 못하므로 불편한 점을 얘기하지 못한다.그러나 가성치매 환자는 자신의 장애를 과장하거나,실패를 잘 드러내며,좌절감을 심각하게 표현하는 등 정도 이상으로 많은 불편을 호소한다.가성치매는 ‘진짜’ 치매와 달리 원인을 찾아 제거하면 비교적 쉽게 치료된다.
때문에 치매인지 여부를 정확하게 알기 위해선 기억·언어·계산·시공간 지각·판단력 등을 측정하는 신경심리검사가 필요하다.또 어떤 유형인지는 MRI(자기공명영상)검사로 판정된다.서울대병원 등 일부 병원에선 뇌의 기능적 이상 정도를 알아내기 위해 PET(양전자방출단층촬영)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그러나 검사비가 비싼 것이 흠.
치매는 일찍 발견해 치료하면 진행을 늦추고,환자의 정상적 능력을 가능한 오랫동안 보전할 수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조기진단이 중요하다.아직까지 치매를 완치시키는 약은 나오지 않고 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02-786-3355,www.knpa.or.kr)는 30일부터 내달 16일까지 보건복지부와 함께 전국 시·도별로 치매 및 뇌졸중을 주제로 한 정신건강강좌를 개최하는 등 범국민 캠페인을 벌여 치매 예방에 대한 국민의식을 끌어올릴 예정이다<도움말:나덕렬(삼성서울병원 신경정신과교수) 김용재(이대목동병원 신경정신과교수)>.
이강윤기자
■치매환자 간호 요령-사고 빈발 부엌·화장실에 안전장치 마련을
치매 환자를 간호하는 것은 끊임없는 인내력과 사랑이 필요해 대단히 힘든 일이다.일상생활의 간호와 관리 요령을 소개한다.
치매 환자들은 자신의 안전을 생각하지 못하고,과거에 했던 일이라도 이제는 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해 사고발생 가능성이 높다.대부분의 사고는 부엌과 목욕탕에서 생긴다.목욕탕에 난간이나 손잡이,미끄럼방지를 위한 매트 등을 설치해 줘야 한다.
치매환자는 뜨거운 것을 잘 느끼지 못하므로 온수기의 온도를 낮추고,온수 수도꼭지를 빨간색으로 표시해야 한다.계단의 상단에는 간이문을 달아 환자가 그곳까지 왔다가 되돌아 갈 수 있도록 하고,특히 야간에 굴러 떨어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난간은 환자의 체중을 감당할 수 있도록 벽에다 고정시키고,미끄러운 바닥재는 피하는 게 좋다.
또 치매환자는 잘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비슷한 색깔을 구분하기 힘들기 때문에 난간 출입구 주변에는 밝은 색의 야광 테이프를 붙여 놓는 게 좋다.안에서 출입문을 잠그지 못하도록 자물쇠를 없애거나 손잡이도 바꿔줘야 한다.
치매노인이 흡연자일 경우 담뱃불 끄는 것을 잊어버려 화재가 나는 경우도 있으므로 보호자의 감독 하에 담배를 피우게 해야 하며,담배나 성냥을 환자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두도록 한다.물론 금연을 유도하는 게 가장 좋다.
음식물은 어느 정도 뜨거운지 미리 확인해야 한다.만약 환자가 당뇨병이나 고협압 등으로 인해 특수한 음식을 먹어서는 안되는 경우에는 환자가 접근할 수 없는 장소에 둬야 한다.숟가락을 쥐고 있다는 사실도 잊어버릴 때가 있으므로 숟가락은 약간 무겁고 손잡이가 큰 게 좋다.
또 환자가 평소 즐기던 오락활동을 계속 하도록 도와주는 게 좋다. 과거에 독서를 좋아했다면 환자가 비록 그 의미를 모른다해도 잡지를 뒤적거리도록 유도해 준다. 친구를 초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인데,한두 사람씩 초대해 짧은 시간 동안 면회를 하게 하면 환자가 당황하지 않는다.
⊙치매 예방법 13가지
1.고혈압을 치료해야한다
2.당뇨병을 치료해야한다
3.콜레스테롤을 점검해야 한다
4.담배를 절대로 피우지 말아야 한다
5.심장병을 조기 발견해 치료해야 한다
6.비만을 줄여야 한다
7.적절한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
8.과음은 절대 금물
9.머리를 많이 쓰고 적극적으로 살아야 한다
10.우울증은 치료를 받고,많이 웃고 밝게 살아야 한다
11.성병에 걸리지 말아야 한다
12.기억·언어장애가 있을떄 빨리 검사를 받아야 한다
13.노후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출처:대한치매연구회)
⊙치매전문 요양병원
(·/병원명/전화번호/병상수)
*경기/용인 노인전문병원/031-288-0400/259
*충북/청주 노인전문병원/043-298-9011/120
*전북/전주 노인복지병원/063-221-9005/112
*전남/광양 치매요양병원/061-793-9866/76
*경북/안동 노인전문병원/054-851-1251/80
*경북/경산 노인전문병원/053-816-3322/90
*경남/사천 치매병원/055-854-6000/135
※서울 시립서대문병원은 2002년 9월 개원예정으로 현재 건축중
⊙치매 조기발견 체크리스트
1.전화번호나 사람이름을 기억하기 힘들다.
2.어떤 일이 언제 일어났는지 기억하지 못할 때가 있다.
3.며칠전에 들었던 이야기를 잊는다.
4.오래전부터 들었던 이야기를 잊는다.
5.반복되는 일상 생활에 변화가 생겼을 때 금방 적응하기가 힘들다.
6.본인에게 중요한 사항을 잊을 때가 있다.
7.다른 사람에게 같은 이야기를 반복할 때가 있다.
8.어떤 일을 해놓고도 잊어 버려 다시 반복할 때가 있다.
9.약속을 해놓고 까먹을 때가 있다.
10.이야기 도중 방금 자기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지를 잊을 때가 있다.
11.약먹는 시간을 놓치기도 한다.
12.여러 가지 물건을 사러 갔다가 한 두 가지를 빠뜨리기도 한다.
13.가스불을 끄는 것을 잊어 버린적이 있다. 또는 음식을 태운적이 있다.
14.남에게 같은 질문을 반복한다.
15.어떤일을 해놓고도 했는지 않했는지 몰라 다시 확인해야 한다.
16.물건을 두고 다니거나 또는 가지고 갈 물건을 놓고 간다.
17.하고 싶은 말이나 표현이 금방 떠오르지 않는다.
18.물건 이름이 금방 생각나지 않는다.
19.개인적인 편지나 사무적인 편지를 쓰기 힘들다.
20.갈수록 말 수가 감소되는 경향이 있다.
21.신문이나 잡지를 읽을 때 이야기 줄거리를 파악하지 못한다.
22.책을 읽을 때 같은 문장을 여러번 읽어야 이해가 된다.
23.텔레비젼에 나오는 이야기를 따라 가기 힘들다.
24.자주보는 친구나 친척을 바로 알아보지 못한다.
25.물건을 어디에 두고 나중에 어디에 두었는지 몰라 찾게 된다.
26.전에 가본 장소를 기억하지 못한다.
27.방향 감각이 떨어졌다.
28.길을 잃거나 헤맨적이 있다.
29.물건을 항상 두는 장소를 망각하고 엉뚱한 곳을 찾는다.
30.계산능력이 떨어졌다.
31.돈관리를 하는데 실수가 있다.
32.과거에 쓰던 기구 사용이 서툴러졌다.
위 각 항목을 1점으로 채점해 17점 이상인 경우 치매를 의심할 수 있으나, 정확한 진단은 전문의에 의한 정밀 검사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
출처:대한치매연구회
[국민일보] 2002-03-30 /이강윤기자
2002-04-15 11:53:58

